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밑줄긋기

어떤 남자들은 남자들이 자꾸 여자를 가르치려 드는 것은 사실 젠더화된 현상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 대개 여자들은 지적했다. 여자들이 제 입으로 직접 겪는다고 말할 경험을 기각할 권리가 자신에게 있다고 우긴다는 점에서, 그 남자들이야 말로 바로 그 방식으로 여자들을 가르치려 드는 셈이라고. (확실히 밝혀두는데, 여자들도 이따금 남자를 포함한 다른 사람들을 가르치려 든다는 사실을 나도 잘 안다. 그러나 그것은 젠더 간 엄청난 힘의 격차가 악랄한 형태로 표출된 현상이라고는 볼 수 없거니와 젠더의 사회적 작동방식에 드러나는 거시적 패턴을 반영한 현상도 아니다.)
27쪽

요즘 자꾸 야근을 하다 보니 잠자는 시간이 어그려져서 아예 잠들기를 포기하고 책을 펼쳤습니다. 트위터에서 이 책이 화제인 것은 진작에 알았지만 계속 장바구니에서 빠져 있다가 열쇠고리를 주는 이벤트에 맞추어 구매를 하게 되었습니다.

열쇠고리에 적힌 문구는 장동민이 어느 프로그램에서 했던 말이에요. 마치 구호와 같아 보인다고 한 트위터 사용자가 썼죠.




정말로 그럴싸한 문구이다 보니 포스터를 만드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에코백을 만들기도 했어요. 저도 이 문구는 정말로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핑크색과 만나면 어찌나 강력해지는지!



이 책은 블로그를 열심히 하던 시절의 지인(그 분은 나를 잊었겠지만)께서 번역을 하신다고 하여 알게 되었습니다. 책이 나오기 전에 몇 번인가 이 책을 소개했는데, 때를 맞추어 이상한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속속 나타나면서 이 "남자들이 가르치려 드는 일"에 대한 관심은 날로 높아졌고, 평소 많아도 100RT쯤 되는 그 분의 트위터는 엄청나게 유명해졌죠.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책광고였다며 비아냥거리는 말도 있었지만, 아마 그들의 노력이 아니었다면 이 책이 그만큼이나 유명해질 수 있었을까요?


...물론 유명해졌을 겁니다. 이 책 제목의 경우를 한 번도 당하지 않은 여성은 거의 없을테니까요. 제목을 보자마자 대부분은 동의 했을테고, 그 중 얼마 간의 사람들은 책을 읽고 싶어했을 겁니다.

이 책의 영어 제목 《Mansplain》에 대해서 트위터에서 몇 번씩 반박하는 말을 보곤 했지만 늘 인용구의 함정에 빠져들더군요. 결국은 그런 문제였던 겁니다. 그래도 된다고 생각하니까 그랬던 거겠지요. 또한 너무나 많이 그런 일을 당해서 "남자들이 그렇지 뭐."라고 생각하는 것도 얼마나 어리석은 굴복인가 싶더군요.

이후 '학계의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라는 이름의 웹사이트가 생겼다. 대학에 몸담은 수백명의 여자들이 그동안 남자들에게 가르침당하고, 무시당하고, 말을 가로채인 경험을 그 웹사이트에서 공유했다. 또 내 글이 발표된 직후에 '맨스플레인'(mansplain)이라는 단어가 만들어졌는데, 가끔은 내가 그 말을 만든 사람으로 언급되기도 했다(남자man와 설명하다explain를 합한 신조어 '맨스플레인'은 남자들이 무턱대고 여자들에게 아는 척 설명하려 드는 현상을 가리키는 용어로, 2010년 『뉴욕 타임스』 올해의 단어로 꼽혔으며 2014년에는 『옥스퍼드 온라인 영어사전』에 실렸고, 오스트레일리아에서도 2014년의 단어로 꼽혔다). 사실 나는 그 단어의 탄생과는 관계가 없다. 현실에서 그 개념을 구현한 남자들과 더불어 내 글이 그 단어의 탄생에 영감을 좀 준 것 같긴 하지만 말이다. (정작 나는 그 단어가 약간 미심쩍게 느껴지기 때문에 잘 쓰진 않는다. 그 단어는 모든 남자에게 그런 타고난 결함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 같은 느낌인데, 실제로는 남자들 중에서도 일부가 가르치지 말아야 할 것을 가르치려 들고 들어야 할 말을 듣지 않으려는 것 뿐이다. 혹시라도 본문에서 내 뜻이 명료하게 전달되지 않았을까봐 부연하자면, 나도 내가 흥미가 있지만 미처 몰랐던 사실에 대해서 그 내용을 잘 아는 상대가 설명해주는 것은 아주 좋아한다. 대화가 어긋나는 것은 내가 알고 상대가 모르는 것을 상대가 내게 가르치려 들 때다.) (하략)
28쪽-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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