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트 코스트

댕기 연재 당시 꽤 재미있게 보았던 만화입니다. 원래 윙크파였으나 댕기 쪽에서도 꽤 괜찮은 만화들이 많이 연재되었기 때문에 결국에는 둘 다 사 보게 되었네요. 나중에 청소하면서 댕기는 다 버리고 윙크만 다락에 올려 두었는데 상태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상태는 굉장히 안 좋을 것 같네요. 재건축 이야기가 있어서 그렇게 되면 어떻게 처리할지 좀 고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머니는 제가 만화잡지를 사는 것을 좋지 않게 보셨지만 제가 댕기를 모두 버리겠다는 결심을 했을 때는 매우 안타까워 하셨습니다. '후회하지 않겠냐?'고 물어 보셨는데, 조금 후회되네요.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잡지 만화는 잡지 만화만 봐서는 이해할 수 없는 개인적인 부분들이 좀 있었습니다. 작가들 간의 관계라던가 하는 걸 알아야 이해할 수 있는 사적인 이야기들이 드러날 때가 있었는데, 그런 기색을 느껴도 지방에서 잡지만 보는 독자로서는 그런 게 있다는 것만 알 수 있지, 정확히 그게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기 때문에 꽤 목말랐습니다. 지금이라면 인터넷에 검색해 보면 "누구와 누구가 친한 사이여서 후기에 나오는 이 부분은 그런 이야기다" 같은 이야기도 찾아볼 수 있겠지만 시대가 시대니까요.

또 당시 책만 열심히 찾아 보던 사회성 낮고 손위 형제가 없던 저로서는 문화적 멘토가 없었기 때문에 어린 내가 모르는 더 쿨한 게 있을 것 같지만 그게 뭔지는 알 수 없어서 머릿 속에 막연한 꽃밭만 펼쳐져 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너무 대단해서 상상히 안 가는 계열의 작가가 있는가 하면, 나이 차이가 그렇게 나지 않는 신인 존잘님들이 있었지요. 김지은님은 후자였습니다. 뭔진 잘 모르겠지만 제 눈에는 어찌나 쿨하던지요.

이스트코스트는 지금 봐도 패션이 촌스럽지 않고, '세기말 스타일'로만 느껴집니다. 저보다 어린 사람들에게는 어떤 감상일지 모르겠지만요... 내용도 미국을 배경으로 한 교포의 이야기로 배경 묘사가 꽤 꼼꼼해서 조사를 많이 했거나 본인, 혹은 지인의 경험이 있지 않나 싶은 부분도 있습니다. 최근의 만화에서도 이 정도로 배경을 그린 경우는 드물죠.

이 만화책은 뒤늦게 대여점에서 구해서 가지고 있다가 이번에 스캔을 했습니다. 스캔을 하면서 작가분의 근황이 궁금해서 검색을 해보니 2012년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나셨더군요. 직전까지 잡지 연재를 꾸준히 하셨다고 합니다. 참 이럴 때는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좋은 작품 감사합니다. 제 90년대 말을 머릿 속의 펜으로 그린다면 당신의 그림체일거에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 책은 재간 되지 않았지만 인터넷 서점 등에서 이북으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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