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의 왕녀

책장을 줄이기 위해 오래된 책을 스캔한 것은 조금 된 취미입니다. 좋아하는 취미는 아니지만 꼭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은 해요. 예를 들면 94년에 재간된 이 라이언의 왕녀의 경우 세월의 무게를이기지 못하고 종이가 바스라지기 직전이었기 때문에요. 제게는 이런 만화책들이 몇 권 있습니다. 그렇게 오래된 책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충사도 앞 권들은 10년 가까이 되었더라구요.

추억이 담긴 책을 잘라서 스캔한다는 것은 상당히 꺼려지지만 미루는 사이에도 책은 낡아집니다. 너무 늦기 전에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스캔을 통해서 상당히 좋은 상태까지 복원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원본 상태가 좋을 수록 스캔 파일의 질도 좋아지거든요.

최근에는 후처리가 귀찮아서 스캔을 두 번 하고 있습니다. 보관용인 고화질 스캔과 읽기 편한 회색/흑백판으로요. 대량의 사진을 처리하는데 특화된 소프트웨어인 라이트룸을 사용하면 한 번 스캔하고 자동화된 방법으로 수정할 수 이야기도 들었습니다만 현재로서는 시도하지 않고 있습니다.

스캐너가 읽어들이는 속도가 굉장히 빠르기 때문에 두 번 스캔하는 것은 그렇게 품이 들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책장이 누락되지 않았는지, 순서는 정상적인지, 페이지가 누운 부분은 없는지 확인하는 시간이 더 걸립니다.

이렇게 스캔한 책은 보통 파일을 잘 보관해 둔 후 안심하고 잊어버리는 편이었어요. 이번에 편집한 만화책은 어쩌다 보니 열심히 읽게 되었습니다. 20권 넘게 스캔한 것 같은데 금세 읽었네요.

라이언의 왕녀는 신일숙의 데뷔작입니다. 라이언의 왕녀 출간 확정 후 인쇄소에 들렀다던가 해서 갔다가 김혜린의 원고를 보고 충격을 받아 폐관수련 했다는 이야기를 최근 들었습니다. 제가 가진 판본은 리니지 연재시절에 일부 수정하여 다시 출판한 버전이어서 부분부분 리니지 때의 그림이 보입니다. 리니지 때 워낙 완성형의 그림을 보여 주셨기 때문에 언듯 그 때의 그림이 보이는 것이 재밌습니다.

내용은 80년대 시대물 순정만화입니다. 특이하게도 바이킹 남하시기의 스코틀랜드를 배경으로 삼았습니다. 제가 이쪽으로는 지식이 얕아 실제 있었던 사건을 배경으로 한 것인지 완전히 창작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연출 부분에서 80년대의 냄새가 강하지만 이야기의 줄기는 지금도 볼만 합니다. 장황하게 늘어지는 탄식구절은 조금 오글오글 하네요.

학산 문화사에서 재간하였으므로 이쪽으로 구해 보시면 됩니다. 요즘 신일숙의 만화는 어디에서 볼 수 있는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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