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스키의 정치평론 밑줄긋기

20세기 최고의 언어학자 중 한 분인 선생님께서 언어 이론을 언론에 지금까지 적용시키지 않았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입니다. 게다가 언어학자와 정치평론가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 직업인 듯 합니다.

정치 현황에 대한 내 지적은 특별한 것이 없습니다. 있는 사실을 그대로 말하고 있을 뿐입니다. 요컨대 언어학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정치 현실에 대한 내 글을 이해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또한 언론에 대한 지적도 기본적인 양식만 있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것입니다. 특별한 정치색을 띠거나 이데올로기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전문용어를 사용하고 난해한 문장으로 이론적인 냄새를 풍길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것은 허세일 뿐입니다.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글을 쓰는 것이 내 목표입니다. 하지만 지식인들은 정반대로 글을 쓰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기사 대중이 이해하기 힘든 글을 써야 그들에게는 이익입니다. 어려운 단어들을 골라 쓰며 복잡하게 말해야 지식인 대접을 받으면서 특권층처럼 군림할 수 있으니까요. 글너 지식인들이 호의에 초대받고 존경을 받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강연에 알맹이가 있습니까? 바로 이런 현상이 문제입니다. 쉬운 말로도 더 깊은 내용을 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아무리 어려운 내용이라도 쉬운 말로 풀어 설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의 전공인 언어학 이론을 이해하려면 상당히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언어학을 과학이라 말하는 것입니다. 과학적 학문을 이해하려면 상당한 학습이 필요한 법입니다.

언어학이 인간 문제에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현재로서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인간 문제는 실질적인 것입니다. 반면에 언어학은 이론적인 성격을 띱니다. 따라서 언어학 이론이 삶이란 문제에 적용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만큼 복잡하고 무원칙적인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다른 과학들에 비해 훨씬 심오한 수준에 이른 물리학의 이론들이 실제의 삶에 적용된 것도 비교적 최근의 일입니다. 또한 50년 전만 해도 과학 연구가 의학 기술에 커다란 도움을 주지는 못했습니다.

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205-206
드니 로베르, 베로니카 자라쇼비치, 레미 밀랭그래, 강주헌, 시대의 창
글을 좀 더 쉽게 쓰면 좋겠다는 의견에 반발하던 어떤 사람에게 전하고 싶은 말.

대중을 대하는 글을 쓰면서 대중을 위해 타협하지 않으며, 그것을 자랑거리로 여기다니 모순입니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


애드센스 사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