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집이 버스 터미널과 가까워 내려갈 땐 버스를 타는 것이 습관입니다. 아무래도 밤 늦게 버스를 타면 어둑어둑해서 책을 읽는 것이 쉽지 않지요. 이번에 아이패드를 구매한 덕분에 버스 안에서도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멀미는 조심해야겠지만요. 덕분에 연휴 동안 책을 제법 읽을 수 있었습니다.《몽혼》은 300쪽이 좀 안 되는 소설로, 시사 옥봉의 인생을 담았습니다. 재능이 있었으나 불운한 시대에 태어나 그 재능으로 인해 파멸을 맞는 이야기입니다. 옛날에는 이런 이야기를 더욱 억울하게 받아들였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그냥 안 됐구나 하는 생각만 했어요. 책의 배경은 임진왜란 직전의 민감한 시기니까요.
제목 《몽혼》은 옥봉의 시 몽혼에서 따온 것으로 저도 들어 본 적이 있어요. 다른 인용된 시들도 하나 같이 뛰어나더군요. 그런데 세인들의 평가는 "여성의 시이지만 기상이 강하고, 분첩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하는데, 지금 읽어서는 충분히 화자가 여자임을 알 수 있는 시여서, 당시 다른 여성들이 쓴 시는 어떻길래 이런 평가가 내려졌는지 궁금해졌습니다.
다 읽고 난 지금 생각해 보면 책에 나오는 어느 쪽의 속도 명확하게는 알 수 없는 이야기였어요. 이런 점에서 캐릭터 소설인 일본 소설과 한국 소설은 다르지 않은가 싶기도 하고요.
최근 들어 '안 읽을 책을 읽었다'는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이 책도 그렇네요. 당분간은 안 읽을 책을 계속 읽어 보려 합니다. 이것도 재밌네요. 작가분의 다른 책들도 재밌어 보입니다. 절판된 《도모유키》도 이북으로 나오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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