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환은 우선 자신이 그릇됐다고 보는 천주학으로부터 이벽을 다시 돌아오게 하려고 노력했다. 그는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가 옳다고 여긴 논리는 즉각 이벽에 의해 지적됐다.
이벽은 그의 주장을 매번 조목조목 논박했다. 가장 세밀한 부분까지 쫓아가 분쇄했다. 이가환이 갖고 있었던 주자학 세계관의 틀을 가루로 만들었다. 이기환은 거기에 다시 논박하려고 했으나 헛일이었다.
명확하고 통찰력 있는 이벽의 말은 도처에서 빛을 발했다.
말 자체가 어그러짐이 없고 항상 이치에도 부합했다. 그러면서 그 말의 입증을 탄탄히 하고 점점 더 두드러지게 하기를 그치지 않았다. 상대방의 논리를 모두 전복시키는 명료함은 태양처럼 빛났다. 그는 바람처럼 일격을 가했고 날카로운 연장처럼 끊었다.
그 당시 수많은 구경꾼들이 흔치 않은 볼거리를 즐겼다. 말하자면 주자학이라는 낡고 어두운 학파의 우두머리가 한 소박한 천주학 진리의 옹호자와 대결을 하는 셈이었다. 사람들은 이 두 투사가 번갈아가며 모든 기술과 천재적인 능력을 활용하여 필사적으로 벌이는 결투를 구경할 수 있었다.
한쪽은 여전히 곧았고 진리의 기둥은 단 한순간도 굽지 않았다. 반면 다른 쪽은 지극히 유연함에도 불구하고 방어가 허술하여 찔려서 자꾸만 쓰러졌다. 간신히 일어나면 또다시 쓰러졌다. 이벽이 대적하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끔찍한 무기를 버리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하루로는 부족했다.
다블뤼의 기록 마지막에는 탈진한 이가환이 이렇게 소회를 남긴 것으로 끝냈다.
이 도리는 대단하고 참되다. 그러나 그 신봉자들에게 불행을 야기할 것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매혹》 최보식, 휴먼앤북스
이 이야기는 제목 그대로 매혹적인 이야기입니다. 주자학이 득세한 세상에서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이야기, 심지어 아버지도 왕도 동등한 위치에 있다는 이야기가 사람들을 홀렸던 그 시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오히려 배운 사람들을 통해 퍼져나갔던 천주에 대한 믿음이 어떻게 이어져 나갔는가에 대해 쓰고 있습니다.
아마 한국 천주교의 역사에 대해서는 천주교인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이야기도 그들이 아는 책들을 통해 천주교인들에게는 유명한 이야기이겠지요. 너무나 놀라운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욕망을 느끼게 됩니다. 그것이 위험한 생각이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할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위험하다는 걸 알았을 때가 너무 늦었을 때도 있지요.
이 시대, 이 이야기는 몇 차례 더 이야기 될만 합니다. 드라마로도 굉장히 매력적일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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