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송 전형필

종이책으로 살 때라면 이런 책이 있는 줄도 모르는 일이 많았을 것을 E-북을 살 때, 할인 코너를 둘러보다가 이 책을 고르게 되었습니다. 할인 코너에는 휴먼&북스의 책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다른 출판사의 것을 좀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요. 안 읽을 책을 읽었더니 정신적으로 환기가 되어 참 좋더군요.

간송 미술관을 세운 간송 전형필의 수집품 중 대표적인 수집 에피소드를 소설풍으로 적은 책입니다. 저자분이 간송을 매우 좋아하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문체로 술술 잘 읽힙니다.

최근에 여러 게시판에서 화제가 되는 이야기들을 곧잘 보고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친일파에 대한 이야기죠. 그 중에서 생각해 볼 이야기는 “그럼 너는 친일파가 안 됐을 것 같으냐? 살아야 하지 않느냐?” 라는 일종의 변명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저는 아마 성격상 친일파가 되진 못했을 겁니다. 환경적인 이유로 친일을 하게 되는 케이스도 있겠지만 지금 상황에서 비추어서 볼 땐 그랬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드러내놓고 반일을 부르짖을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그렇지도 않을 것 같아요. 원칙주의자면서도 또 일정 지점에서 현실주의자니까요. 아마 실제로도 저 같은 사람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양 극단에 친일파와 활동하는 반일파가 놓여 있었겠죠. 그럼, 이렇게 반일을 입 밖으로 말하지 않으며, 자기 생활을 한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하는 것이 궁금했었습니다. 이 책이 그 힌트가 되어 주었습니다.

다양하게 많은 피지배민의 설움을 다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만은 그 안에도 생활이 있죠. 한 민족을 문자 그대로 말살 하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서는 잘 달래서 어떻게든 데리고 가야 하는 목표가 일본인들에게는 있을 것이고, 그 기회를 잡아보고자 하는 일본인들이 있었을 것이고, 눈치 빠르게 그 중간을 잘 잡아서 자기 자리를 유지하는 사람들도 있었을 겁니다.

간송의 경우는 우리 문화재를 보호하기로 하면서, 일본에 책잡힐 행동은 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살았다고 해요. 이 책에서는 아무래도 대단한 보물을 구하게 된 경위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또 다른 면모에 대해서는 크게 드러나지 않아요.

재밌게 읽었습니다. 이 책은 추천하고 싶습니다.

간송 미술관은 1년에 두 번만 공개가 된다고 하네요. 올 봄에는 가 보려고 합니다. 다만 최근에는 서책이나 그림의 관리 상태가 부실하다는 이야기도 있어서 걱정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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