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흐름

매일 아침, 나는 일찍 눈을 뜬다.

해가 떠오르기 시작하고, 밤사이에 차갑게 식은 모든 것이 따뜻해져 가는 것을 느끼면서, 침대 속에서 책을 읽고 있다. 활자이기만 하면, 그것이 소설이든 잡지든 상관없었다. 어떤 때에는 오래된 신문을 읽을 때도 있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을 좋아했다. 그것은 쾌적했다. 글씨를 보면서도, 머리는 언제나 다른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있다.

〈좁은 방의 영혼〉140쪽


여름의 흐름이 작가의 첫 작품이라는 걸 알았을 때 깜짝 놀랐지만 위 문장을 보고 나서는 이해했습니다. 작가는 여름의 흐름을 처음으로 썼지만, 이미 읽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었을 테니까 글이 어떤 것인지 잘 알 거예요.

책을 읽는다는 건 이야기를 읽는 것이기도 하지만, 문자 그 자체를 즐기는 느낌도 있어요. 문자의 배열이나 크기, 문자의 모양, 문자의 색상, 포함된 삽화, 책이 제본된 상태, 표지의 모양, 책이 펼쳐지는 느낌, 종이의 촉감 책이 좋은 거죠. 요미코 리드맨을 비웃을 때가 아니에요. 하하.

처음부터 이런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죠. 꽤 오랜 시간이 지났을 때, 어쩌면 기질적인 이유로 책을 읽는 것만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책 자체를 좋아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고 생각해요.

마루야마 겐지의 이름은 알고 있지만, 어떤 작품을 썼는지는 모르는 상태에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꽤 좋은 평을 들어서 읽어야겠다 생각했지요. 이 책은 중/단편집으로, 표제작 여름의 흐름 외에 5편의 이야기가 더 들어 있습니다. 내용상으로도, 기술적으로도 여름의 흐름이 가장 뛰어납니다. 저는 아직 책을 제대로 읽을 줄 모르는 사람이지만, 선명한 이미지와 상황 묘사를 보자면, 이러니 상을 받을 만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어요.

다른 작품들은 좀 지지부진한 면이 많아서 이 작가의 책을 더 읽어야 할지 고민 됩니다. 책 표지 뒤에 광고문구로 인용된 《소설가의 각오》, 제목이 멋진 《달에 울다》정도는 읽어보고 싶지만, 단편에서도 이렇게 동어반복을 계속 하는 작가의 장편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가끔은 정말 멋진 이미지를 만들어내지만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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