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음...이야기를 바꿔서, 서부해안 연대기의 표지 중 어느 쪽이 최악인가 생각해 보면 뭐 세 권 중 어느 쪽이든 별로이긴 하지만 《파워》쪽이 가장 구제할 길이 없는 것 같아요. 듣는 입장에서는 "뭣이!"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이건 별로 읽고 싶지 않은데..."라는 생각이 가장 강렬하달까요. ...


《파워》는 주인공이 아직 어머니의 뱃속에 있을 때 납치되어, 날적부터 노예로 길러진 남자아이에 대한 이야기예요. 이야기의 시점에서 어머니는 나오지 않고, 함께 납치된 누이와 한 가문에서 노예로 지내고 있죠. 날적부터 노예였고, 바깥 세상을 본 적이 없는 소년은 현실에 순응하고 저항하려하지도 않아요. 어느 정도의 적당한 인생에 만족하며 지내고 있죠. 그러던 평화가 깨어지고, 소년은 도망노예가 됩니다. 그리고 자유에 대해서 깨닫는 이야기가 이 《파워》예요. 나쁜 이야기는 아닌데 아주 힘든 이야기죠. 특히 지금 이 책을 읽을 법한 독자 중에서 노예이거나 였던 이도 없을 것이고, 노예제도에 대해서 찬성하는 이도 거의 없겠죠. 그래서 더욱 힘듭니다. 책 절반을 읽도록 주인공은 아직 자유에 대해서 모르고 안주하려고만 해요. "그러면 안돼" 라고 말해주고 싶지만 제 목소리는 들리지 않겠죠. 읽고 난 후 주인공의 자유에 박수를 보내고 싶지만 주인공에게는 이제 시작이겠죠.

학교, 학생, 성실한 소년, 따돌림, 도피, 이런 키워드로 인해서 《룬의 아이들 - 윈터러》가 좀 생각 났더랬죠.





지금 와서 감상을 적으며 생각해 보면 저도 그런 경향을 요즘 보이는 것 같아요. 현실에 안주하고, 애써 현실에서 눈을 돌려 버리려고 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누군가 "그러지 말라"고 하는 목소리에도 귀 닫고 있었던 것 같고요. 이젠 이러면 안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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