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퍼 이펙트

실험 내용이 하도 끔찍하므로(엑스페리먼트를 본 사람들은 이해할 것이다) 도저히 못 읽어서 중간에 포기할 뻔 했으나 책장을 넘겨 보니 곧 실험 내용이 끝나고 다음 테마로 넘어가더라. 책도 크고 글씨도 작고 두껍기도 해서 속도는 참 느리다.

회사에 남아있는 책들을 모두 읽고 싶었다. 별로 없는 듯 하면서 구석구석에 많아서 결국은 다 읽지 못했다. 다음의 책들은 학교 도서관을 이용할 생각이다.
  • 시핑뉴스
  • 그림과 함께 읽는 로마 제국 쇠망사
  • 로마의 역사(장 이브 보리오)
  • 질투하는 문명
  • 신화의 이미지 - 결국 다 못 읽었다
엄청 많은데 욕심을 버리고 몇 개 추려봤다. 막판에 스도쿠에 빠지는 바람에 애먹었다. 인터넷도 좀 작작해야지. 다행히 루시퍼 이펙트는 거의 다 읽었다. 막판에 좀 대충 읽긴 했지만. '~'

이 책 읽기 힘들지만 꼭 읽어보시라고 하고 싶다. 우리, 즉 나와 내 블로그 구독자들은 이 책이 다루고 있는 내용을 이미 알고 있다. 배틀로얄과 각종 일본만화들은 이런 주제를 이미 다뤘고, 우리 역시 '상황적 악'의 힘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 스탠포드 감옥 실험도 모르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정리된 내용을 읽는 것과 아는 것은 다르다. 당신이 아는 것을 한 번 정리해 보시기 바란다.

모든 열정 중에서 내집단을 향한 열정이야말로
악하지 않았던 사람을 악하게 만드는, 무서운 위력을 발휘한다.
- C. S.루이스, 《내집단》(1944)

여러분 중 열에 아홉에게는 악당이 될 수 있는 선택이 순간이 찾아올 것이며, 그 선택은 전혀 극적이지 않은 형태로 찾아올 것이다. 분명한 악당이나 눈에 띄는 협박이나 뇌물은 보이지 않을 것이다. 최근에 친해져서 앞으로 더 깊게 사귀어보고 싶은 사람과 함께 술이나 커피를 마시면서 나누는 농담 사이에, 당신이 촌스럽거나 고지식하거나 깐깐하다는 인상을 심어주지 않으려고 애쓰는 바로 그 순간에, 사소한 이야기로 포장된 암시를 받게 될 것이다. 그건 페어플레이의 기술적 규칙에는 맞지 않는 어떤 것, 무지하고 낭만적인 대중은 결코 이해하지 못할 어떤 것에 대한 암시일 것이다. 그건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아웃사이더조차 호들갑을 떨 만한 것이지만, 당신의 새 친구는 "우리" --- 우리라는 말에 당신은 순간적으로 기분이 좋아져서 얼굴을 붉히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 또는 "우리가 항상 하는" 어떤 것이라고 말한다. 만약 당신이 거기에 끌려 들어간다면, 그것은 어떤 이득이나 편리를 바라서가 아니라 그저 바로 그 순간 컵이 바로 입가에 있는데, 다시 차가운 바깥세상으로 밀려나는 것을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친근하게 속내를 털어놓던 상대의 그 세련된 얼굴이 갑자기 차갑고 경멸적인 표정으로 변하는 것을 보면서 당신은 자신이 내집단에 들어가기 위한 시험을 받았다가 거부당한 것을 깨닫고 아주 끔찍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만약 당신이 그때 끌려들어간다면 다음 주엔 규칙을 위반하는 일을 하게 되고, 내년엔 그 규모가 좀더 커지겠지만, 이 모든 일을 아주 즐겁고 명랑한 마음으로 하게 될 것이다. 어쩌면 당신은 파멸하고, 추문의 주인공이 되어 교도소에 가게 될지도 모른다. 어쩌면 당신은 수백만 달러를 벌고 귀족이 되어 모교에 장학금을 주게 될지도 모른다. 어쨌든 당신은 악당이 될 것이다.
《루시퍼 이펙트》 409, 인용된 C.S. 루이스의 내집단의 내용을 재인용함

대학교수가 권위자로서 실험에 참가하여 대학생 지원자들에게 전기 충격을 사용해 강아지의 행동을 조건화해 훈련시키는 게 그들의 과제라고 말했을 때 학생들 중 75퍼센트가 복종했다. 이 실험에서 '실험자-교사'와 '학습자'는 모두 '진짜'였다.(중략) 밀그램의 실험과 마찬가지로 훈련 과정에서 최고 450볼트에 이르기까지 30단계로 나눠 일련의 전기 충격을 주는 거이다. 13명의 남녀 피험자들은 레버를 당길 때마다 강아지가 낑낑거리면서 전기가 흐르는 우리 주위를 뛰어다니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 충격을 줄 때마다 강아지가 고통을 받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물론 그 충격의 강도는 전기 장치에 표시된 전압보다 훨씬 낮지만, 충격 스위치를 누를 때마다 강아지에게 고통스러운 반응을 일으킬 만큼 충분히 강했다).

충분히 상상이 가겠지만, 실험하는 동안 학생들의 기분이 좋을 리 없었다. 몇몇 여학생은 울음을 터뜨뜨렸고, 남학생들도 괴로움을 표시했다. 눈앞에서 자신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강아지를 본 이들은 실험을 계속하길 거부했을까? 그러나 많은 피험자들의 경우, 개인적인 고뇌가 실질적인 불복종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남자 피험자들 중 절반(54퍼센트)은 실험의 마지막 단계인 450볼트까지 갔다. 정말로 놀라운 것은 여성들의 높은 복종 수준이었다. 이의를 제기하고 눈물을 흘리면서도 여학생들은 전원이 불가능한 과제를 풀려고 애를 쓰는 강아지에게 마지막 단계까지 전기 충격을 주며 복종했다! 10대 여고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발표되지 않은 연구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밀그램의 연구 결과를 포함해 인간 '희생자'를 대상으로 한 전형적인 실험 결과들에서는 복종에 남녀의 성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략)
427-428

평소에는 선량한 사람들에게 악한 행동을 부추기는 작용 원리 중에 민족주의 국가가 국민을 선동하기 위해 개발한 것이 있다. 목숨을 던져야 하는 전쟁에 국가가 젊은이들을 참전하도록 만드는 한편 시민들이 침략 전쟁을 지지하도록 만드는 방법을 살펴보면 그러한 원리 일부를 배울 수 있다. 선전을 통한 특별한 형태의 인지 조건화가 이 어려운 변환이 일어나도록 돕는다. 국가적인 미디어의 선전이 '적 이미지'를 만들어내, 병사들과 시민들에게 '우리의 적'이라는 새로운 범주에 들어맞는 사람들을 증오하게 만든다. 병사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이러한 정신적 조건화다. 이것이 없으면, 그는 다른 ㅈ럼은이를 겨냥해 총을 발사할 수 없을지 모른다. 그것은 적에게 지배를 받는 것이 어떤 것인지 상상할 수 있는 시민들 사이에 무력하게 공격당할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불러 일으킨다. 그 공포는 증오심과, 그러한 위협을 줄이기 위해 기꺼이 적대적인 행동을 하겠다는 의지로 변한다. 그 공포가 더욱 커지면, 위협적인 적과 맞서는 전쟁에서 죽거나 불구가 될지도 모르는데도 불구하고 기꺼이 자식들을 참전시킨다.
473-474. 국가의 적 만들기


악의 승리에 필요한 유일한 조건은 선한 사람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 영국 정치가 에드먼드 버크

부당한 체제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그 체제에 협력하는 것이며, 따라서 그 악에 참여하는 것이란 사실을 알아야 한다.
- 마틴 루터 킹 주니어


악에 대한 우리의 일반적인 해석은 가해자의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행동에 초점을 맞추지만, 도와주거나 이의를 제기하거나 불복하거나 내부고발의 필요성이 있을 때 행동하지 않는 것 또한 일종의 악이 될 수 있다. 가장 중요하면서 가장 알려져 있지 않은 악의 기여자는 해를 가하는 당사자를 넘어서서, 보이지만 보려 하지 않고 들리지만 들으려 하지 않은 침묵의 합창단이다. 악의 현장에서 침묵을 지키는 이들의 존재는 선과 악 사이의 흐릿한 경계를 더욱더 희미하게 만든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던진다. 왜 사람들은 돕지 않을까? 왜 사람들은 그들의 도움이 필요할 때 행동하지 않을까? 이들의 수동성은 냉담함이나 무관심이라는 개인적 결점일까? 아니면 여기서도 그 정체를 파악할 수 있는 사회역학이 작용하고 있는 것일까?
475-476, 행동하지 않는 악


영웅들과 영웅적 행위를 찬양하는 우리 여행의 종착역으로 가기 전에 일반적인 충고 두 가지만 덧붙이고자 한다. 첫째, 사기나 거짓말, 뒷공론, 소문 퍼뜨리기, 인종 차별주의적이거나 성적인 농담에 웃기, 집적거리며 괴롭히기, 왕따시키기 같은 사소한 죄를 저지르거나 돈에 매수당하지 않도록 하라. 그것은 더 큰 타락으로 이어지는 디딤돌이 될 수 있다.(하략)
642-643 악한 상황에 맞서는 10단계 프로그램

특별히 강조. 어렸을 때 엄마가 하지 말라고 했던 것들... 디씨니 어쩌니 하면서 너무 무심하게 저지르고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뜨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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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의 제단 :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 2010-02-16 15:33:13 #

    ... 문구를 믿고 이 책을 읽어 봐도 행복의 지도를 어떻게 다시 그리라는 것인지는 당최 알 수가 없다. 또한 이 책에서 재미있게 다뤄진 다양한 실험 사례들은 《경제학을…》과 《루시퍼 이펙트》 등 다른 심리학 책에서 이미 읽어 버렸기 때문에 덜 새롭게 느껴지기도 했다. 내겐 그냥 보통 책.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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