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안 나이트

어젯밤에 느닷없이 야한 게 너무나 땡기는 겁니다. 그러나 컴퓨터는 꺼버린지 오래고 일렉트릭한 것보다는 묘하게 뭔가 시츄에이션 그럴 듯한 게 보고 싶더군요. 책장 앞에 섰는데 300권 넘는 책 중에 야한 책은 하나도 없지 뭡니까. 세상에. 이번 카트에는 반드시 빨간 딱지 붙은 끈적끈적한 걸 하나 들여야 겠어요!

오죽하면, 아라비안 나이트를 꺼냈겠어요. 내 참.

새로 들인 아라비안 나이트는 김하경이라는 분이 리처드 버턴의 영역본으로 편역한 건데요, 구판 아라비안 나이트를 하도 옛날에 봐서 정확하게 차이는 잘 모르겠네요. 미묘하고 중요한 차이는 구판 아라비안 나이트의 끈적한 도판이 전부 빠졌다는 거. 저는 이 사실만으로도 이 시리즈를 통째로 처분할 결심을 해버렸습니다. 나쁜 놈들!

제 기억에 이런 내용은 없었던 것 같기도 한데, 여튼 이 판에서 특징적인 장면은...

(전략)마침내 대신은 딸의 결심을 허락할 수밖에 없었다.

대신은 나아가 오늘밤 자신의 큰 딸을 왕에게 데리고 오겠다고 아뢰었다. 샤리야르 왕은 크게 놀랐다. 대신의 딸만은 특별히 제외하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내일 아침이면 그대의 손으로 딸을 죽이라고 할 텐데, 그래도 좋은가?"
"임금님께 시집가겠다고 결심한 것은 오히려 제 딸입니다. 온갖 말로 타일렀지만 딸애는 듣지 않고 오늘밤 임금님께 오겠다고 고집합니다."

왕은 크게 기뻐하고, 당장 오늘밤 딸을 데리고 오라고 명령했다.(하략)

세헤라자데만 따로 뺀다는 내용은 지금껏 본 적이 없었는데 이 판본에는 그런 내용이 있습니다. 그건 그렇다치고...크게 기뻐하는 이유가 뭐야 이거 캐변태네. 하고 있는데 다음 장에는 보면,

이윽고 밤이 되자 샤라자드는 왕의 침실에 들었다. 샤라자드와 잠자리에 든 왕이 온갖 희롱 끝에 처녀를 뺏으려고 하는 순간 샤라자드가 훌쩍거리며 울기 시작했다. 동생이 보고 싶으니 동생을 불러 작별 인사를 하게 해달라고 했다. 왕의 허락으로 두냐자드가 궁전으로 들어왔다. 두냐자드가 왕의 침상 발치에 앉자, 안심한 샤라자드는 마침내 왕의 몸을 받아들였다. 서로의 세심한 애무로 두 사람은 마침내 열락에 이르렀다.

이윽고 세 사람은 잠을 청했다. 한밤중이 되자 샤라자드가 두냐자드에게 눈짓을 했다. 그러자 두냐자드가 벌떡 일어났다.(하략)

...사실 아라비안 나이트는 이런 책이지요. 아마 아들에게 사주면 아주 좋아할 겁니다. ...그나저나 왕도 성격 참 좋군요. 저 타이밍에 부탁을 들어주는 걸 보면. ...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두 사람은 동생이 보는 앞에서. ... ...

아라비안 나이트라는 제목은 사실 원제목만큼 적당한 제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도 춘화풍의 은근한 이야기가 많아서 말이죠. ...라지만 역시 동생 불러놓고 으쌰으쌰하는 건 이해가 안갑니다. ...하긴 저 정도 변태가 되어야 아가씨들 하룻밤 농락하고 목따는 왕을 꼬득여놓겠지만요. ...

야한 게 보고 싶었지만, 이게 은근히 아웃 오브 상식 선의 내용이 많아서 오히려 웃겨요. ㄲㄲㄲ

참고로 지금까지 본 중 가장 야한 책은 삼국유사였습니다. 이러면 사람들이 우습게 보는데, 땡중 원효대사 우습게 보나효? 글고, 안 그럴 것 같으면서 야한 걸로 모수호지 뒤에 붙어 있는 중국 설화집도 있지요. 요괴랑 자면 주화입마 해서 죽습니다. 라고 해놓고 온갖 편법을 동원해서 잘도 **지요.

아라비안 나이트나 보고 있는 저를 위해 아가씨용 빨간 책 추천 받아요. 부끄러우시면 비공개로. 아 BL과 로맨스는 취급 안합니다. 아 내 책장에 빨간 책이 없는 건 사실 저런 이유려나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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